국제신문에서는 2016년부터 일상의 여러가지 스트레스를 극복하고 삶의 재충전을 위해 경남 지역 곳곳에 조성된 걷기 좋은 길을 소개하고 있어요. 4년이 지나 드디어 100번째 길을 소개하게 되었는데, 그 주인공이 바로 <진주 금호 저수지 둘레길>이었죠.
금호 저수지 둘레길은 생태공원으로 재탄생해 지난 5월 준공식까지 마쳤어요. 둘레길을 생태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해 총 2만 4천m2의 대지에 2만 1천주 가량의 나무를 심어 녹지를 조성했고, 서식 생물을 관찰할 수 있는 생태관찰로와 온 가족이 함께 나들이를 즐길 수 있는 잔디광장과 아이들을 위한 생태 놀이터, 모험놀이터와 쉼터를 마련했습니다.
금호지 둘레길을 걸어보기 전에, 우선 금호지에 대해 먼저 알아보려고 해요. 금호지는 신라 시대에 형성된 자연못입니다. 여기 금호지에는 유명한 설화가 있어요. 황룡과 청룡이 하늘에서 치열하게 싸움을 벌이던 중, 한 용사가 싸움을 발견하고 멈추라 소리쳤습니다. 이 소리를 들은 청룡은 땅을 보고 있었고, 그때 황룡이 청룡의 목을 찔렀어요. 청룡이 땅에 떨어지면서 꼬리를 치니 갑자기 큰 못이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염라대왕이 금호지를 보지 못했다고 하면 게으르다고 판단해 벌을 내렸다는 설이 있을 정도로 아름다웠는데 한동안 방치되기도 했어요. 금호지의 아름다움을 다시 복원하고자 생태공원 조성에 나섰습니다. 습지와 수로를 정비하고 수생식물을 심어 산림 습원을 조성했습니다. 야생 동·식물의 서식 공간을 정비해 산림 수생태계 복원을 돕고, 습지관찰을 할 수 있는 생태공원이 있어 둘레길이 볼거리가 더 풍성해졌어요.
킥보드를 탈 수 있는 공터, 잔디광장, 놀이터도 있어 아이들을 데리고 나들이를 즐기기도 좋습니다. 공원 내에서 화기를 사용하거나 음주하면 안 된다는 점, 반려견은 목줄과 입마개 착용을 하면 같이 즐길 수 있다는 점 참고해주세요.
금호지 생태공원을 지나면 5㎞ 길이의 둘레길이 시작됩니다. 금호지 모양에 굴곡이 많아 금호지 전체를 한눈에 담을 수는 없지만, 금호지를 바로 옆으로 둔 테크 길을 걷는 내내 펼쳐지는 연못의 풍경에 집중할 수가 있지요. 나무 데크를 걷는 동안 연못을 자세히 살펴보면 습지식물과 그 사이를 지나다니는 잉어를 만날 수 있습니다. 초록 나무 사이에서 그늘을 즐기며 개구리 울음소리, 새소리도 들을 수 있답니다.
날씨가 좋으면 금호지에 청아한 하늘과 초록의 나무들이 선명히 그려지는 작품을 감상할 수도 있어요. 단, 하늘의 풍경에 빠져서 발밑을 방심해서는 안됩니다. 개구리가 있을 수도 있거든요. 생태계가 살아있는 금호지에서 살아있는 동물들을 만나는 경우가 많아요. 새와 수생 생물들, 그리고 따스한 햇살을 즐기는 고양이들도 심심치 않게 보인답니다.
밤이 되면 금호지 둘레길에 조명이 켜져 안전하게 산책할 수 있어요. 그리고 월아산 두 봉우리 사이로 떠오르는 보름달이 금호지에 비치는 모습인 아산토월(牙山吐月)을 만날 수 있어요.
사회적 거리두기 생활방역 단계로 내려왔지만 나와 타인을 배려하는 시기라 외출을 자제해야 하지만, 상황이 안정되고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된다면, 낮이던 밤이던 가리지 않고 걷고 싶은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