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에서 선정한 언택트 관광지 100선 중 가볼 만한 '선국사'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가볼만 비대면 치유 관광지 '선국사'
코로나19로 사회가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가운데 남원의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 역사를 만나는 비대면 관광지가 엄선되어 소개되고 있는데요.
그중 교룡산성을 지나 산을 올라 도착할 수 있는 선국사에 다녀왔어요.
일정 거리를 유지하고 접촉을 최소화하며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울창한 자연이지만 역사와 문화가 깃든 곳이라 역사유적과 둘레길을 따라 교룡산국민관광지 일대를 돌아보는 것도 추천해요.
귀여운 동자승이 보따리를 들고 안내하고 있는 길을 따라 올라가면 교룡산성을 지나 왜군과 전투의 숲, 의병을 기리는 선국사 문화제가 진행되기도 하는, 동학농민혁명 '남접'의 시작지 선국사를 만날 수 있답니다.
교룡산성이 감싸고 있는 선국사.
성 안에 우물이 많고 오래도록 자리 잡았던 산성이라 임진왜란을 비롯해 동학농민혁명 등 역사 속에서 백성과 나라를 지켰던 문화유적이었어요.
굉장히 장엄했던 교룡산성을 지나 산길을 오르면 선국사로 향하는 길, 숲의 울창함을 만난답니다.
산딸기도 만나고요.
덥고 힘든 오르막길이지만 울창한 나무가 그늘을 만들어주어 싱그러운 느낌이 나더라고요.
한참이나 올랐을까, 드디어 저 멀리 선국사가 보이네요.
임진왜란 당시 왜군에 맞서 의병활동을 했던 승려들의 역사가 있는 곳으로 뇌묵당 처영대사 등의 나라사랑 정신을 기리는 곳입니다.
선국사는 전라북도 민속자료 제27호로 지정된 사찰로 나라를 지켜낸 호국도량으로 이름나있어요.
창건은 685년으로 기록되며 산성 내에 있다 해서 산성절, 용천이라는 샘이 있어 용천사라고 불리기도 했다고 하는데요.
사찰 이름에 '국'자가 들어가는 곳은 나라를 위해 큰 역할을 했던 의미를 담았다고 해요.
호남지역 6개 군현의 군량미를 보관하던 요충지 역할을 하기도 했다고 하니 교룡산성과 산성을 지키던 선국사 승려들의 역할이 컸음을 짐작할 수 있죠.
나라를 지킨 사찰로 들어가는 길엔 화사한 여름꽃들이 지천으로 피어나 있어요.
앞서 이야기한 동학농민혁명 당시, 김개남이 선국사에 집강소를 설치하여 전라좌도를 통솔했다고 하는데요.
여름꽃이 만발한 선국사를 돌아보며 푸르른 여름의 기운을 받아보며 역사도 살펴보았어요.
선국사의 규모는 생각보다 큼직했는데, 가장 번성할 땐 승려가 삼백 명이나 있던 곳이라고 해요.
과거의 기록이 웅장한 것과 비교해 현재는 색 바랜 사찰의 느낌이지만 그래서 더욱 운치 있고 조용한 비대면 관광지가 아닐까 해요.
실제로 동학을 창시한 최제우도 이곳에 잠시 머물렀다고 해요.
당시 '사람이 하늘이다'라는 가치는 조선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가치였고 박해를 받으면서도 전국을 떠돌며 동학에 대한 연구를 계속했는데요. 선국사에 8개월가량 머물며 '논학문' 등을 집필하고 동학농민혁명에서 혁명 노래의 핵심이 된 '칼노래 - 검결'을 만들었어요.
-시호시호(時乎時乎) 이내시호(時乎) 부재래지(不再來之) 시호로다
때로다, 때로다, 이내 때로다, 다시 오지 않을 때로다
만세일지(萬世一之) 장부로서 오만년지(五萬年之) 시호로다
수만 년에 날까 말까, 장부로서 5만 년 만에 맞은 때로다
용천검 드는 칼을 아니 쓰고 무엇하리.
무수장삼(舞袖長衫) 떨쳐입고 이칼 저칼 넌즛 들어 호호망망 넓은 천지
일신(一身)으로 비껴 서서 칼 노래 한 곡조를 시호시호 불러내니,
용천검 날랜 칼은 일월을 희롱하고 게으른 무수장삼 우주에 덮여 있네.
만고명장(萬古名將) 어디 있나, 장부당전(丈夫當前) 무장사(無壯士)라
만고의 명장인들 당할 자가 있겠는가
좋을시고, 좋을시고, 이내 신명 좋을시고.
[네이버 지식백과] 남접이 시작된 선국사 (신정일의 새로 쓰는 택리지 2 : 전라도, 2012. 10. 5., 신정일)
칼의 노래를 부르며 칼춤을 춘 것을 계기로 체포되어 최제우가 죽고 나자 결국 동학농민운동의 도화선이 되어 남접의 시작이 된 곳이죠.
남원의 봄은 원래 다양한 행사와 놀 거리, 볼거리로 분주한 계절이지만 코로나19로 많은 행사가 취소되었는데요.
비대면 관광지라 할지라도 2m 이상 거리두기가 힘든 경우 마스크 착용과 실내 출입 시 손소독, 마스크 착용 등 생활속 거리두기 수칙을 지켜요.
대웅전은 도지정 유형문화재 제114호로 지정되었고 안에는 보물 1517호인 남원 선국사 건칠아미타여래좌상과 교룡산성승장동인, 선국사 대북이 있어요.
선국사에는 생각보다 많은 문화유물이 있던 곳이에요.
역사가 오래된 만큼 의미 있는 문화재들이 많아 역사여행하며 하나씩 알아가는 것도 좋답니다.
안쪽으로는 '백용성 대종사 첫 출가 성지'라는 안내가 있었는데요.
독립운동가 33인 중 한 분으로 임진왜란부터 동학농민혁명,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까지도 역사가 이어지고 있더라고요.
불경을 한글로 만들고 독립지사를 후원하고, 불교개혁과 자급자족을 위한 선농일체 등 항일독립운동을 주도한 역사적인 인물의 흔적도 만날 수 있었답니다.
멋진 배롱나무 옆으로 우뚝 서있는 7층석탑의 모습도 만날 수 있어요.
곧 붉고 고운 배롱나무꽃이 만발하겠죠?
아마 지금쯤이면 화려하게 피어있을 것 같아요.
교룡산을 올라 마주한 선국사의 입구에는 이층짜리 누각을 하나 지나서 올라왔었는데요.
다시 내려가는 길에 보니 교룡산에서 내려다보는 멋진 풍경이 펼쳐집니다.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담긴 풍경을 마지막으로 선국사의 기록을 마무리했어요.
올여름, 남원의 비대면 관광지로 떠나는 여유로운 힐링여행을 시작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