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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경기도 이천에서 가볍게 산책하기 좋은 비대면 산책길 정개산에서 원적산까지 둘레길 코스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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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하게도 표지판에 나와있는 신둔면의 정개산부터 백사면의 산수유마을까지 연결 된 둘레길은 총 5가지 코스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특히 정개산을 시작점으로 하는 둘레길은 3가지 코스가 있는데, 얼마나 멀리까지 가느냐에 따라 나뉩니다.  그 중에서 가장 긴 코스인 3코스는 산수유마을입구까지 가는 여정이더라고요.

이 중에서 저는 2코스를 다녀왔어요. 2코스는 정개산 입구에서부터 범바위약수터, 작은재골, 도리봉을 지나 도암리까지의 여정으로 6.246km 거리의, 약 2시간 10분이 걸리는 코스입니다.

둘레길을 걷기 전, 동원대학교 정문 옆 정개산 입구에서는 비(碑)를 하나 만날 수 있는데요. 자세히 들여다보니 이 비는 ‘이천 의병전적비’입니다. ‘이천 의병전적비’는 이천 넉고개서 펼쳐졌던 광현전투의 승리와 이천 의병들의 구국정신을 기리고, 항일운동과 독립운동을 펼치다 전사한 의병열사를 추모하기 위해 1988년에 건립되었다고 해요.

 

정개산 둘래길

주소 : 경기도 이천시 신둔면 남정리 산 34

광현전투는 동학농민운동 이후 구한말 최초의 항일의병운동으로 역사적 의미가 큰 을미의병의 최초의 승전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냥 지나치기 쉬운 비석에서 제대로 본 것 같습니다.

잠시 전적비 앞에서 추모하는 시간을 가지고 나서 본격적으로 둘레길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둘레길 초입에 약간 가파른 오르막길이 있는데 헉 했지만 이 부분만 지나면 평평한 길이 시작돼요. 초입 오르막길 오를 때 생각보다 경사가 가파르기에 고생하겠구나 했는데 금방 평길이 시작되는 걸 보고 ‘아, 이거지’ 했어요. 길이 굉장히 잘 포장되어있어서 걷기 정말 좋았습니다.

둘레길을 걸으러 간 이 날, 다행히도 날이 너무 좋아서 파란 하늘과 햇빛과 함께 길을 걷는 일이 너무나도 즐거웠습니다. 산이어서 그런지 공기도 너무 상쾌했구요. 바람은 살짝 차가웠지만 계속 걷다보니 오히려 시원하게 느껴져서 좋았어요.

정개산 입구에서 얼마 가지 않아 동원대로 갈 수 있는 샛길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주 잠깐 동원대 풍경만 보고 되돌아왔어요. 동원대에도 단풍이 예쁘게 지기 시작했네요.

 

정개산은 높이가 약 406m인 산으로, 산의 형세가 높이 우뚝 솟아있어 마치 솥뚜껑과 흡사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이때 미처 형세를 확인할 생각은 못했는데 나중에 차를 타고 가다가 지나갈 일이 있으면 정말 그렇게 생겼나 한번 확인해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아요.

정개산 바로 옆에 있는 원적산은 높이가 약 634m로 이천에서 가장 높은 산입니다. 동(東)으로는 여주시, 서(西)로는 광주시와 경계를 이뤄 동서로 길게 이어진 원적산은 ‘경기 알프스’라고 불리기도 한다고 해요. 그만큼 능선이 아름다워서 많은 분들이 산행을 즐기러 오시기도 하죠. 원적산에는 통일신라-고려 때 고찰의 숭고미를 느낄 수 있는 영원사와 고려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머물렀다고 전해지는 천덕봉이 있어요. 영원사는 산수유마을둘레길 코스로 가면 만날 수 있는데 산수유마을둘레길도 굉장히 좋아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가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둘레길을 걸으면서 자작나무, 오리나무, 떡갈나무 등 여러 종류의 나무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요, 그 중에서도 오동나무가 많았던 것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정개산에 유난히 오동나무가 많은 편이라고 해요. 옛말 중에 ‘딸을 낳으면 오동나무를 심는다’라는 말이 있지요. 딸이 시집갈 때 그 오동나무를 베어 가구를 짜서 보낸다는 뜻인데, 오동나무가 재질이 연하고 가벼우면서도 휘거나 트지 않고, 곰팡이나 세균 그리고 습기에도 강해서 가구를 짜기에 좋다고 하네요.

 

약 30분 가량 걷다보니 범바위 약수터가 나왔어요. 현재 범바위 약수터는 수질검사 부적합 결과로 인해 지정신고 폐지되어 음용수 및 생활용수로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물은 미리 챙겨오는 것이 좋겠죠?

약수터 옆 벤치에 앉아 집에서 가지고 온 물을 마시며 잠시 쉬었다가기로 합니다. 정개산 등산로 입구도 여기에 있더라고요. 산책하는 기분의 둘레길도 좋지만 나중엔 채비를 단단히 해서 등산하러 오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둘레길 중간중간 ‘둘레길 따라 배우는 향토 이야기’라는 팻말을 볼 수 있었습니다. 말 그대로 우리 고장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적혀있었어요.

사진 속 팻말에는 정개산 산신제에 관한 내용이 적혀있어요. 지석리에서는 격년제로 음력 이월 초하룻날에 잘생긴 수소를 제물로 올려 제사를 지낸다고 하는데 이런 사실을 처음 알아서 굉장히 신기했습니다. 길을 걷다 팻말이 나오면 잠시 멈춰 서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읽고 가는 재미도 있었어요.

 

한참 길을 걷다 옆을 봤는데 저 멀리 3번 국도가 보이더라구요. 요즘같이 덥지도 않고 그렇다고 아주 춥지도 않은 이 때가 멀리 놀러가기 참 좋은 때죠. 하지만 시국이 시국이다보니 아직은 조심스러운 일입니다. 그래도 이 곳 정개산-원적산 둘레길처럼 가까운 곳에 힐링을 할 수 곳이 있다는 것이 정말 다행이면서도 좋은 것 같아요. 멀리 떠나지 않아도 충분히 멋진 이 곳에서 많은 즐거움을 얻을 수 있으니까요.

 

이곳에서 산악자전거를 많이 타시는 분들도 많이 봤습니다. 개인적으로 산악자전거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산악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분들을 굉장히 많이 본 걸 보면 이곳 둘레길이 걷기뿐만 아니라 산악자전거 타기에도 굉장히 좋은 곳이라는 방증이겠죠? 길이 워낙 좋기도 하고 산의 좋은 공기, 아름다운 풍경 뭐 하나 빠질 것 없는 이 곳에서 자전거를 타는 것도 정말 멋진 일일 것 같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다녀올 때 기준으로 아직 단풍이 온통 붉게 물들지는 않아서 단풍은 부분적으로나마 볼 수 있었는데 그조차도 너무 예뻤어요. 오히려 초록색 잎과 빨간색 잎이 동시에 공존하는 걸 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그래도 가을 둘레길의 묘미로 산에 단풍이 온통 붉게 물들인 풍경을 걷는다면 정말 아름답겠죠? 여러분들은 단풍이 절정일 때 방문하셨으면 좋겠어요.

단풍을 볼 수 있는 가을의 정개산-원적산 둘레길도 좋지만 봄에는 벚꽃이 만개하고, 여름에는 녹음이 짙게 우거진다고 해요, 아주 혹독한 겨울 날씨만 제외하면 사시사철 즐길 수 있는 곳이 바로 이 둘레길이 아닌가 싶습니다.

 

길 중간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들꽃들은 둘레길 걷기의 즐거움을 더해주는 것 같아요.

 

 

범바위 약수터에서 30분 정도 더 걸으니 1코스의 종점인 남정리로 내려가는 길이 나왔습니다. 사실 원래 계획은 간단히 1코스만 걷고 오려고 했어요. 하지만 생각보다 시간이 금방 지나가고 산책하는 게 너무 좋아서 ‘조금만 더 걸어볼까’하는 것이 2코스까지 가게 되었어요.

 

1코스는 정말 평길만 이어진 완벽한 산책길이었습니다. 2코스도 주로 평길이었지만 오르막길이 서너 번 있었어요. 살짝 내리막길도 종종 있었구요, 그렇다고 딱히 힘들진 않았고 여전히 걷기 좋은 길이었습니다.

 

 

남정리 표지판에서 50분 정도 더 걸으니 2코스 종점인 도암리로 내려가는 표지판이 보였습니다. 도암리로 내려가는 길은 돌길이었어요. 그래서 굉장히 조심조심해서 내려가야 했습니다. 이때가 둘레길 걸으면서 유일하게 힘들었던 순간 같네요.

정개산 입구에서부터 2코스 종점까지 정확히 2시간이 걸렸어요. 2시간 동안 끝없이 이어진 건 나무, 풀, 하늘 등 똑같은 자연 풍경들인데 신기하게 하나도 지루하지 않았어요. 걷는 내내 ‘정말 좋다’라는 생각이 가득 차기만 했습니다. 2코스 종점인 도암리로 내려오면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훈련원 쪽으로 나오게 됩니다. 참고되시길 바랍니다!

 

정개산-원적산 둘레길은 남녀노소 누구나 걷기 좋게 너무나도 잘 정비되어있었고, 중간 중간 쉴 수 있는 벤치, 흥미로운 내용의 팻말들도 적당하게 있어서 참 좋았어요. 이번에 둘레길을 걸으면서 바스락 거리는 낙엽도 밟고 좋은 공기도 마시고 몸과 마음 모두 힐링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무엇보다 가을을 느끼겠다는 본래 목적도 충분히 달성해서 뿌듯했구요.

 

이번 주말에는 거리두기를 유지하며 가볍게 등산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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