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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경기도에도 석굴암이 있다?! 경기도 의정부에 있는 석굴암에서 고요한 산책과 함께 귀여운 고양이도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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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회룡사와 가까운 곳에는 

 

회룡사의 부속암자가 있는데 그곳에는 그 이름도 유명한 석굴암을 볼 수 있습니다.

으레 '석굴암' 하면 경주에서 볼 수 있는 거 아닌가? 라고 생각했는데 경기도 의정부에도 있다고 하니 새삼 호기심이 생기고 꼭 가봐야지 생각하다가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의정부의 석굴암 가는 길은 회룡사보다는 길이 가파르다고 들었지만 시멘트 콘크리트로 포장된 길이라기에 가벼운 산책차림으로 집을 나섰습니다.

동네 어귀의 빠알간 단풍이 아름답습니다.

엄중한 코로나 시국으로 인해서 감히 나갈 일이 거의 없었다가 모처럼 바람 쐬러 나가니 기분이 좋네요.

 

계곡물소리 들으며 북한산 국립공원을 향해 걸어가다가 무려 420년 된 보호수인 회화나무도 만났습니다.

이 나무는 쉴 곳을 못 찾는 사람들을 위해 어떤 도인이 심었고

사람들은 이 나무를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목으로 생각하며 봄과 가을에 제사를 올렸다고 합니다.

400여 년이 넘는 동안 웅장한 모습으로 이곳을 지키고 있던 나무라고 하니 보기마나 해도 든든해지는 것 같습니다.

곧 겨울이 다가오면 시들겠지만 아직 지지 않는 예쁜 꽃들이 피어 있어서 잠시 걸음을 멈추게 되네요

 

북한산 국립공원(회룡지원탐방센터)앞의 회룡교와 뒤이어 나오는 회룡사교를 지나면 두 갈래의 길이 나옵니다.

갈림길에서 왼편으로 가면 회룡사, 오른편인 용암약수터 방향으로 가면 석굴암을 향해서 가게됩니다.

좀 더 편한 길로 회룡사를 볼지, 석굴암을 볼지, 어디를 탐방할지는

이곳에서 선택을 신중하게 해야 합니다.

석굴암과 회룡사의 직선거리는 꽤 가까운 편이지만 아쉽게도 서로 이어진 지름길은 딱히 안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석굴암과 회룡사 두 곳을 다 둘러보겠다면

위 사진에 보이는 이 갈림길 장소로 도로 내려와야 합니다.

표지판에 따르면 600미터니까 이 거리쯤이야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운동에 젬병인 저 같은 사람에겐 정말 힘들더라고요.

포장된 오르막길이긴 했으나 경사가 심해서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헉헉대며 걸어올라가게 되었지요.

힘들지만 운동은 꽤 되었을 겁니다.

갈림길 앞 안내문을 읽어보니 석굴암 입구에는 거대한 자연석 3개가 있는데 여기에 우리나라 독립을 위해 싸우신 위인,

김구 선생님의 암각문이 새겨져 있다고 합니다.

김구 선생님은 상해로 망명하시기 전에 이곳 석굴암을 은신처로 삼아 피신하시기도 했고,

해방 이후에는 지난 일을 회상하며 석굴암에서 자연을 즐기셨다는 설이 있어요.

언론인 7인이 김구 선생님의 친필을 받아서 1949년 3월부터 3개월간에 걸쳐

암각문 조각을 완성했다고 하는데 애석하게도 1949년 6월 26일 암살을 당한 김구 선생님은

암각문을 직접 보지 못하셨지요.

해방 전엔 도피처로, 해방 후엔 고금을 추억하는 장소였던 석굴암.

김구 선생님의 위패는 오늘날까지 석굴암에 모셔져 있다고 합니다.

제가 다녀갔던 주말 오후 시간대, 석굴암을 향해 올라가는 산길에는 사람들이 한 명도 안 보였어요.

그래서 울창한 나무들이 가득한 넓은 공간에서 나홀로 조용히 사색하며 올라가기 더욱 좋았습니다.

 

600미터라던데 왜 이리 석굴암은 안 보이고 오르막길만 보이는건지 꽤 힘들더라구요

5분 걷고 힘들다며 종알거리고 있는 나의 부실한 몸을 반성하며 걷게 되더라고요.

물론 등산하는 분들과 산책을 즐기는 분들에겐 식은 죽 먹기겠지만,

저같이 걷기도 싫어하는 사람에겐 오르막 산책이 수월한 것 만은 아니었지요.

어떤 경사로는 기어가다시피하며 천천히 거북이걸음으로 걸었고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올라가봤어요!

꽤 높이 올라왔다고 생각하고 뒤를 내려다보니

멋진 전망과 함께 아래에 위치한 동네뷰가 살짝 보이더라고요.

나무와 어우러진 우리 동네가 꽤 경치가 아름답더군요

 

일주일 전만 해도 알록달록 단풍이 보였는데 어느새 낙엽이 우수수 떨어진 쓸쓸함이 느껴지는 늦가을의 풍경을 만끽하게 되었네요.

시간이 언제 이렇게 빨리 지나갔을까요. 점점 나이들어감에 서글퍼 지네요

느릿느릿 30여 분 정도 걷다가 

마침내 나오는 오르막길의 클라이막스! 보는순간 저도 모르게 '으악' 소리가 나오는

구간이 보입니다.

내가 이런 곳까지 산책을 왔구나 싶어서 휘청대며 짧게 영상도 담아봤습니다.

지금 올라가기엔 무리가 없지만 겨울엔 길이 미끄러우니 이런 곳은 주의해야 할 것 같아요.

언제까지 올라가는 건지 혼자 쫑알대면서

가다보면 석굴암의 지붕이 빼꼼 보이는데

이게 그리 반가울 수가 없습니다.

석굴암 입구에 도착해서 숨을 고르며 잠시 주변을 둘러봤습니다.

 

600미터의 오르막길을 산책삼아 올라가서 드디어 만나게 된 석굴암 입구.

들어가는 문부터 예사롭지 않은 기운이 느껴집니다~  거대한 바위 두 개가 맞붙여져 있습니다.

이 문의 이름은 '불이문' 이라고 하네요. '불이'는 진리는 두 개가 아님을 뜻하는 단어래요.

석굴암에 들어가면 오른편에 불전이 있는데

그 앞에 번쩍번쩍 빛을 내는 금속판이

세워져 있었어요.

오래된 판인데도 새것처럼 빛이 나더라고요. 

석굴암에 대한 역사, 그리고 이곳을 방문하는 분들의 부처님 혜명을 기원하는

보월당 상량문 글을 천천해 정독해봅니다.

 

윤용한님이 지으신 절하는 공덕,

그리고 불경에서 발췌한 듯한 내용도 있어서 읽어봤는데,

적적하고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글을 느리게 읽어가니

숨이 더욱 차분해지더라고요.

요즘같이 세상살이 어지럽고 분노가 많아지는 시기에 마음 내려놓는 지혜가 필요함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어요.

각 바위에 새겨진 김구 선생님의 암각문인 '김구', '석굴암', '불'을 보면서

우리나라 독립을 위해 용감히 일본과 싸우며 투쟁하신 투사들에게 한 번 더 감사한 마음을 가져봅니다.

석굴암 내부에 들어서니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지는 기묘한 기분이 들더군요

향내음 가득 풍기는 불당 안은 아담했으며, 또 신비로웠습니다.

저는 불자는 아니었지만

부처님을 보며 이것저것 마음속으로

빌게 되더라고요.

부디 이번 코로나로 힘들어진 사람들의 마음이 평온해지기를 빌었습니다.

어려운 시기를 모두가 잘 헤쳐 나갈 수 있기를 몸도 마음도 아픈 우리 가족들은

모두 다시 힘을 내고 통증없이 걸으시고

온전히 일하실 수 있기를...

우리나라와 세계의 경제가 회복되어 힘겨운 서민들이 일어날 수 있기를...

괴롭힘당하는 약자가 없는 세상이 되기를 등 여러가지 빌었습니다.

목탁을 쳐볼까 고민되더군요

 

끝없는 욕심으로 날 괴롭히지 말고

행복을 찾게 되기를..

차분해진 마음으로 빌면서

잠시 석굴암을 둘러보고 나왔습니다.

이따금 바람이 불면 풍경이 흔들거리며 소리를 내는데 이것도 참 듣기 좋더라고요.

진정한 고요함 속이 들리는

아름다운 소리가 무엇인지를 느낄 수 있었던

석굴암 탐방이었어요.

유일하게 들리는 풍경소리. 

딸랑거리는 소리에 집중하게 됩니다.

영상으로도 짧게 남겼는데 한번 들어보세요.

바람에 흔들거리며 울려 퍼지는 소리가 참 맑습니다.

탐방을 마치고 내려가는 길...

똑같은 길을 내려가는 게 아쉬워서

둘러보니 석굴암 입구에 들어서기 전에 보였던

거대 자연석 쪽으로

비포장된 샛길이 빼꼼 보이더라고요.

고개를 빼서 보니 회룡사 뒤편도 살짝 보였고요.

그래서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며

용감하게 샛길로 들어섰다가

 

결국 더 시간이 걸린 채

아랫길에 도착했습니다.

중반쯤에

누군가 잘라놓은 나뭇가지가 있길래 지팡이 삼아 잡고는

되돌아가기엔 너무 멀리 왔다며 

결국 두발로 들어가서

네발로 기어 나왔네요.

석굴암을 다녀온 시간 내내 마주친 사람들이 한 명도 없어서 정말 다행이었지

등산초보, 산책초보자에겐 다소 부끄러웠던

몸치의 진수를 선보였어요.

그래도 되돌아보니 정말 흥미진진하고

좋은 추억이 남는

내리막 산책(등산)길이었습니다.

점점 더 추운 날씨가 오면 산의 풍경과 모습이 또 변해있겠지요.

변화하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이며 힐링과 깨달음을 주는 북한산입니다. 겨울에는 또 새로운 기분을 느끼러 와야 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다시 도시 쪽으로 나가며 사패공방을 지나치려는데

'야옹'소리가 들리며

산냥이가 종종걸음으로 다가오더라고요. 개인적으로 고양이를 너무 좋아하는데 너무 반갑더라구요

자신만만하게 뻗은 꼬리를 보니 뭔가 반가웠던 모양입니다.

요즘같은 날씨에 동네고양이들은 면역력이 떨어져서

감기 등의 질환에 걸리기 쉬운데 이 친구는 건강해 보이더라고요.

사람들에게 케어를 받고 있나봐요.

반가우면서도 반면에 나눠줄 간식도 없는데

뭐가 좋다고 부비대고 반기는 건지 귀엽기는 한데 말이죠

어쩌면 이것도

인간이 이해하지 못하는 뭔가가 있기 때문이려니 생각해야겠죠.

어쨌든 이름 모를 산냥님과 야옹거리며 짧은 인사를 나누고

산 입구까지 산냥님의 배웅을 받으며 저의 산책은 훈훈하게 끝났습니다.

마음이 어지럽고 시끄러워서 번잡스러운 머리를 식히고 싶을 때

정말 시끄러운 도심을 벗어나 혼자만에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석굴암 탐방도 한번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요즘같은 언택트 시대에 딱 어울리는 산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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