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국가중심적 페러다임 : 중상주의와 신중상주의
1. 국가중심적 패러다임의 기원과 특징 : 고전적 중상주의
1) 국가중심적 페러다임 혹은 중상주의는 국가안보의 독립을 유지하고 보호하기 위해 부와 권력을 축적하 고자 하는 모든 민족국가의 기본적 욕구를 반영하는 이론적 관점이다.
2) 네덜란드는 1660~1675년까지 영국의 지배 아래 있었으며, 프랑스와 영국의 군사적 갈등은 1815년
워털루 전투까지 계속되었다.
3) 중상주의의 역사는 15~18세기에 이르기까지 유럽에서 근대민족국가의 태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이 시기는 국가형성과 민족국가의 안보를 위해 국가에 의한 경제간섭이 요구되는 시기였다.
4) 권력에의 핵심적 열쇠는 바로 부(Wealth) 그 자체였으며, 부에 대한 핵심적 열쇠는 바로 부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권력이었다.
5) 중상주의에서 ‘총과 버터’ 즉 권력과 부는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다시 말해, 권력은 부 를 창조하며, 이는 다시 권력을 증대시키고, 이렇게 증대된 권력은 더욱 많은 부를 가져와 결국 국가 에 안전과 번영을 가져다 주는 선순환을 형성한다.
6) 권력과 부의 악순환 : 힘이 없는 나라는 외부의 위협에 저항하지 못하며, 이는 국부의 유출을 가져오 고, 결국 더욱 가난한 나라로 전락해 버린다. 즉, 중상주의정책에 의존하지 않고서는 무력함과 빈곤의 악순환은 결국 선순환의 제물이 되어버리고 만다. 따라서 모든 국가는 부와 권력이 가져오는 안보라는 하나의 선택과 빈곤과 무력함이 가져오는 종속이라는 다른 선택사이의 기로에 서게된다.
7) 초기 유럽국가들의 중상주의정책은 초기 산업자본을 위해 국내시장을 확보하고 국외시장을 개척할 목 적으로 외국제 완제품의 수입금지와 제한, 외국산 원료의 수입장려, 국내상품의 수출장려, 국내원료의 수출금지등의 조치를 통해 부의 축적을 추구하는 것이었다.
8) 프랑스 루이 14세 집권 당시 재정총감이었던 콜베르는 강력한 교역국가만이 프랑스를 부국강병의 길로 인도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그는 네덜란드로부터 조선가(造船家)를 초청하여 배, 도로와 항만을 건설하였고, 타국과의 무역을 장려하여 프랑스의 가장 값비싼 제품인 비단, 융단, 그리고 유리 제품 수출업자들에게 세금면제, 보조금, 수입관세 등을 제공하였다.
9) 초기중상주의의 특징
- 국고재정을 충실히 하여 군비강화를 꾀한다.
- 군사력의 모체가 될 공업을 육성한다.
- 수출증진과 수입제한을 통해 금.은화의 축적을 도모한다.
10) 전통적 중상주의 : 오늘날까지도 중상주의자들은 국가안보를 위해 군사무기를 생산해 내는 것만큼
부(富) 를 창출하는 국가의 능력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는 산업이
- 군사무기와 국방과 관련된 기술과 제품을 생산해 내는 능력을 가지게 하고
- 산업생산의 효과는 국내정치경제의 다른 분야로 퍼져 나가 더 많은 일자리와 소비재의 생산을 가져오며
- 한 국가의 산업역량을 자급자족과 정치적 자율성을 증대시키기 때문이다.
2. 프리드리히 리스트와 경제민족주의
1) 18세기 이후 영국은 산업혁명의 성공으로 놀라운 경제발전을 이룩하며 이른바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 고 있었다. 영국이외의 국가들은 식료와 제조원료들을 영국에 공급하고 영국으로부터는 발달된 공업력 이 만들어 내는 완제품을 수입하는 형편에 있었다.
2) 근대민족국가의 태동과 함께 경제 부문에서 생산기술과 교통수단의 발달은 점진적으로 지역 혹은 지방 적 규모를 넘어 전국적 규모의 경제권을 창조했다. 그리하여 국가의 정치적 국경과 경제의 시장영역이 점차 일치되어 나갔다. 이 시점에서 부와 권력 사이의 관계는 국가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서로 보안적인 것이었다.
3) 중상주의자들은 규제되지 않는 국제시장에서의 무역이 경제적 종속위험을 내포하는 경우, 국가는 시장 을 내부로 돌려 국내경제를 강화하고 국가를 부와 권력의 독자적인 기관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했 다. 이 시기 중상주의자들 혹은 경제민족주의자들의 제1차적 목표는 바로 산업화였다.
4) 국가의 경제적 이해는 개인의 사적인 이해관계보다 우선 되어야 하며, 경제발전은 강력한 국가에 의해 추진되어야 한다는 것이 바로 18세기 경제민족주의의 핵심적 사고였다.
5) 리스트는 급진적인 자유무역을 신봉하다가 조국인 독일로부터 추방당했다. 미국으로 망명한 리스트는 알렉산더 해밀턴의 경제민족주의정책에 접하게 되었고 이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다.
『정치경제학의 국가적 체계』
6) 리스트가 구분한 각국의 경제발전 단계
- 1단계 : 농산물 및 원료의 수출과 외국공업제품의 수입을 통해 국내농업이 발달한다.
- 2단계 : 보호무역을 통해 국내산업의 육성에 힘쓰게 된다 ⇒ 독일,미국
- 3단계 : 유아단계에 있던 국내공업이 대부분의 국내시장을 장악하게 된다.
- 4단계 : 국내산업의 대량수출과 해외로부터의 원료 및 농산물의 수입이 이루어진다. ⇒ 영국
7) 리스트를 비롯한 중상주의자들은 모두 경제문제에서 국가의 적극적인 역할을 옹호하고 경제의 산업화를 주장함으로써 국익을 추구하려 했다는 점에서 경제민족주의의 정신을 함축하고 있었다.
3.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신중상주의
1) 미국은 브레턴우즈체제의 형성과 함께 달러화를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단일화폐로 만들어 유동성 을 제공했고, 아울러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을 통해 신용성을 제공했으며,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을 통해 국제적인 자유무역질서를 창조하고자 했다.
2) 신보호주의의 전략은 기본적으로 다른 나라의 무역적자를 바탕으로 무역흑자를 일구어 냄으로써 국내
복지를 증진시키려는 의도에서 시작했다.
3) 해외로부터 수입되는 특정상품의 최고한도를 지정해 주는 수입할당제
4)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합의로 수출량의 최고한도를 지정하는 수출할당제
수출할당제에는 수출국가가 자국시장에 피해를 줄 수 있는 상품의 수출을 제한하는 공식적인 협정인
시장관리협정(OMA) 혹은 수출자유규제가 있다.
5) 미국은 EU가 농업수출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지급했던 보조금에 대응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농업수출품들에 보조금을 지급하였다.
6) 신중상주의자들은 국가간의 경제적 상호의존의 심화가 항상 상호이익을 가져다 주는 것은 아니라고 믿 고 있다. 석유를 비롯한 전략적 자원을 타국에 의존함은 결국 타국의 권력과 안보를 상대적으로 향상시 켜 세계정치질서의 종속의 상태를 가져온다고 믿는다.
4. 세계화와 국가중심 패러다임
중상주의자들은 상호의존을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한다. 이는 경제적 효율성이 때때로 경제적 안보 를 보호할 국가의 능력을 위협한다는 측면에서 세계정치경제의 근본적인 딜레마를 가져온다.
5. 중상주의의 미래
1) 세계정치경제를 설명하는 데 있어서 중상주의는 가장 오래된 이념으로 여전히 학자들과 정치인들 사이 에 위력을 떨치고 있다. 만약 리스트가 살아 있다면 아마도 그는 국가가 정치적 주권의 마지막 원천인 이상 경제와 시장은 정치와 국가의 영향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할 것이다.
2) 국가가 권력과 부를 유지하고 증대해야 한다는 책임과 목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신생국가들의 독립 과 국제정치경제의 세계화 추세와 맞추어 증대되고 있다. 특히 세계화라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경제적 국가주의는 정치인들과 학자들을 때때로 난처하게만드는 어렵고도 복잡한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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