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영동에서 가볼만한 사계절 사진찍기 좋은 천년사찰 반야사의 아름다운 모습을 만나러 떠나보세요

무학대사가 꽂아 놓은 지팡이가 배롱나무가 되었다는 등 수많은 전설과 설화가 전해져 내려오는 아름다운 사찰 영동 반야사를 소개합니다.

문수보살이 상주하는 천년고찰
호랑이 형상이 있어서 호랑이 기운을 품고 있는 사찰
태극문양의 물줄기와 연꽃 모양의 지형 위에 있는 사찰
세조 대왕이 목욕을 한 후 피부병이 나았다는 사찰

충북 영동군과 경북 상주시 경계에 있는 백화산 자락 석천계곡에 위치한 반야사는 신라 문성왕 때 무염국사가 창건한 천년고찰로 속리산 법주사의 말사입니다.

사찰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천년고찰답게 보물 제1371호인 반야사 삼층석탑을 비롯해 다수의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고 또 다양한 볼거리들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반야사 삼층석탑, 호랑이 형상, 배롱나무를 가리켜 흔히 반야사 삼경(三景)이라 부릅니다.

반야사 삼층석탑

보물 제1371호

보물 제1371호인 반야사 삼층석탑은 신라 말과 고려 초에 유행했던 단층 기단형 삼층석탑 양식을 따른 탑으로 신라 문성왕 때 반야사가 지어지면서 함께 세워진 것으로 전해집니다.
원래는 반야사에서 북쪽으로 1km쯤 떨어진 석천계곡의 탑벌이라는 곳에 있던 것을 1950년경 당시 반야사 주지였던 성학스님이 이곳 대웅전 앞으로 옮겨 왔다고 합니다.

반야사 삼층석탑은 신라 석탑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충청도, 전라도 일원에서 볼 수 있는 백제계 석탑의 양식을 절충해서 만든 고려 시대 석탑의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어서 역사적 가치가 있는 귀중한 탑입니다.

호랑이 기운을 품은 반야사

반야사 경내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역시 호랑이 형상입니다.
대웅전 앞마당에서 바라보면 요사채 뒤편으로 거대한 호랑이 형상이 보입니다.
요즘 인기 있는 ‘범 내려온다’라는 노래처럼 백화산에서 반야사를 향해 커다란 범 한 마리가 내려오는 것 같습니다.

호랑이 형상을 가까이 가서 보면 백화산 한성봉 비탈진 면을 따라 어마어마한 돌무더기가 흘러내리면서 기이하게도 호랑이처럼 보이게 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요즘처럼 녹음이 무성한 계절에는 돌무더기와 나무의 경계가 뚜렷해서 호랑이 형상을 더 선명하게 볼 수 있습니다.

호랑이의 형상 때문인지 예로부터 반야사에서 기도를 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매년 수많은 사람들이 반야사 산신각을 찾는다고 합니다.

반야사 배롱나무에 꽃이 활짝

반야사 극락전 앞에는 아주 오래된 배롱나무 두 그루가 있습니다.
수령이 약 500년 정도 되었고 높이는 대략 7~8미터 정도는 돼 보입니다.
배롱나무는 7~8월에 꽃을 피워 가을까지 붉은 자태를 자랑합니다.

이 배롱나무는 조선 초기 무학대사가 주장자(지팡이)를 땅에 꽂아 두었는데 둘로 갈라지면서 두 그루의 배롱나무가 되었다는 전설이 있답니다.

'화무십일홍'이라고 열흘 붉은 꽃이 없다는 말이 있지만, 배롱나무는 백일동안 피고 지기를 반복하면서 붉은 꽃을 볼 수 있는데요, 그래서 백일홍이라도 부른답니다.
한해살이 국화과 백일홍도 있어서 헷갈려 하는 분들이 계신데, 그래서 이것과 구별하기 위해서 목백일홍이라고 부르기도 한답니다.

배롱나무에는 또 다른 이름들이 있는데, 나무줄기를 손톱으로 긁으면 간지러운 듯 나뭇가지가 흔들린다고 해서 간지럼 나무라고도 부르고, 껍질이 얇아 추위에 약해서 봄에 새싹이 늦게 나오기 때문에 느긋한 양반에 빗대어 양반 나무라고 부르기도 한답니다.
또 전라도 지방에서는 가을걷이할 때까지 꽃이 핀다고 해서 쌀나무라고 부르고 제주도에서는 붉은색 꽃이 피를 상징하기 때문에 집안에 심는 것을 꺼린다고도 합니다.

중국에서는 자주색 꽃을 피운다고 해서 자미목이라 부르고, 일본에서는 나무줄기가 매끄러워서 나무를 잘 타는 원숭이도 떨어진다고 해서 사루스베리라고 부른다네요. 이 밖에도 해당수, 양양수, 오리향, 백양수 등 다양한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배롱나무는 옛 선비들의 거처(고택)에서 자주 볼 수 있는데, 배롱나무처럼 깨끗하고 청렴한 성품을 닮으라는 뜻이라고 하네요.
또 배롱나무는 껍질이 얇기 때문에 마치 껍질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처럼 겉과 속이 같고 변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옛날부터 선비들이 좋아했다고 합니다.

배롱나무가 유독 사찰에 많은 이유가 궁금했는데, 해마다 껍질을 벗는 배롱나무처럼 출가한 수행자들이 세상의 번뇌를 벗어던지고 해탈의 경지에 이르라는 뜻으로 많이 심었다고 합니다.

다양한 볼거리

문수전

반야사 뒤편 망경대라고 부르는 깎아지른 절벽 위에는 예쁜 새집처럼 생긴 작은 전각 한 채가 있는데, 이곳이 바로 문수보살을 모신 문수전입니다.

영천

조선 7대 임금인 세조가 반야사를 중건 회향법회에 참석했다가 문수동자의 안내를 받아 망경대 아래 영천에서 목욕을 한 후 피부병이 씻은 듯 나았다는 영천도 있습니다.
이후 세조가 문수보살의 지혜를 상징하는 “반야”란 어필을 하사하였고, 이후 절 이름을 “반야사”라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옵니다.

반야사의 또 다른 볼거리로 돌탑을 들 수 있습니다.
언제부턴가 반야사 탐방객들이 쌓기 시작한 돌탑이 이제는 반야사 건너편 하천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한 개 한 개 쌓으며 빌었을 간절한 마음들이 느껴지는 장소입니다.

반야사에서부터 경북 상주시 옥동서원 백옥정까지 석천계곡을 따라 걸을 수 있는 둘레길(백화산 호국의 길)도 인기가 많습니다.
편도 약 5km 정도 되는데, 걷다 보면 반야사 호랑이 형상을 바로 앞에서 볼 수 있고, 산에 오르지 않고도 문수전을 조망할 수 있습니다.
상주지역에 속해 있지만 출렁다리, 임천석대, 구수정, 난가벽, 저승골, 옥동서원 등 다양한 볼거리들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마치 주산지를 연산케 하는 반야호와 아래 주차장에서 반야사까지 이어지는 진입로, 그리고 멋진 범종각까지 반야사는 작지만 볼거리가 많은 곳으로 주말에 가족들과 갈만한 곳으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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