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간간히 꽃샘추위가 이어지지만 마음은 이미 봄을 향해 갑니다.
입춘이 지난 지도 약 한 달, 개구리가 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이 다가오며 매서운 추위 사이로 간간히 포근한 날도 반복됩니다.
살얼음 사이로 흐르는 물소리가 정겹게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진천 농다리 초롱길과 미르숲에서도 봄이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초평호는 얼음이 얼고 앙상한 나뭇가지는 여전히 한겨울이었지만 불어오는 바람만큼은 시원하였습니다.
초롱길 초입에는 초입에는 농다리 전시관이 있어 역사적 문화적 의미부터 챙겨보게 됩니다.
다리는 마을과 마을,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주며 이웃과 이웃이 삶을 엮어갈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농다리 전시관에서는 한국의 옛 다리 농다리의 축성 배경과 숨겨진 과학적 원리, 옛 문헌 속의 이야기까지 들려줍니다.
삼국시대부터 시대별 다리 이야기와 함께 지구촌의 유명 다리도 소개됩니다.
진천 농다리는 천년을 이어온 돌다리입니다.
멀리에서 보면 마치 돌무더기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가면 크고 작은 돌을 정교하게 쌓아올린 모습이 신비롭게 다가오지요.
기초석 쌓기 - 교각 만들기 -장대석 얹기 3단계로 완성된 다리는 얼기설기 얹어 놓은 것처럼 보이지만 강한 물살에도 끄떡없을 만큼 튼튼하여 천년을 이어왔네요.
초롱길은 2개월간 임시 휴장 후 2월부터 재개장하면서 거리 두기를 위한 일방통행으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진천군 문백면 구곡리 세금천을 가로지르는 다리는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구조입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1,000년 전 고려 무신 임연이 축성하였다 전해지며 약 100m에 이르는데 지네가 물을 건너는 듯한 형상입니다.
독특하게도 이 일대의 바위들은 모두 붉은색을 띠고 있었는데 돌다리 또한 붉은색이 특징입니다.
"진천 초평호에서 청룡이 한반도를 품다."
◆ 트레킹 코스 : 생거진천 초롱길 진천농다리 - 진천하늘다리 - 진천군청소년수련원 - 초평호전망데크 - 붕어마을 - 한반도지형전망공원(약 4시간)
농다리를 건너면 길은 미르숲과 초롱길, 임도길 3갈래로 나누어집니다.
이번 여정에서는 미르숲과 초롱길 수변 산책로를 동시에 즐기는 약식 코스로 둘러보았습니다.
농다리 전시관 - 농다리 -농암정 등산길 - 하늘다리 - 초롱길 수변산 로 - 농다리로 이어지는 약 2시간 30분 코스였습니다.
약 108ha 면적의 미르숲은 한반도 지형을 휘감는 푸른 용이 있고 살아 숨 쉬는 자연을 즐기는 숲길로 기원의 숲, 생각의 숲, 붉은 바위의 숲, 요정의 숲, 거울의 숲, 약속의 숲 6개의 숲으로 이어집니다.
인공적인 조성을 최대한 지양하며 숲의 고유한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는 숲은 동식물의 서식지 복원해 주력하는 등 숲의 생물 다양성 증진에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가파른 언덕 끝 농암정에서 바라본 초평호 모습입니다.
멋진 전망을 즐기기 위해 일부러 맑은 날을 골라 찾았건만 조금 이른 시간의 전망은 마치 한 폭의 수묵화와 같습니다.
수면 위로는 하얀 물안개가 피어나고 그 사이로 이어지는 부드러운 능선은 마치 대형 붓으로 완성된 듯합니다.
그 풍경이 너무 좋아서 한참을 머무르며 몽환적 감성에 빠져듭니다.
미르숲 농암정 등산길은 하늘다리까지 약 1시간 코스입니다.
가파른 오르막 끝에 농암정이 있으며 그 이후부터는 완만한 능선길이 반복됩니다.
숲길 좌우로 미호천과 초평호가 보였다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낙엽 덮인 능선길은 포근한 날씨에 한결 부드러워졌습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가볍게 즐기게 되는 트레킹 코스입니다.
발아래로는 붉은 흙과 바위가 이어지고 갈색 숲과 푸른 소나무가 교차하는 걷기를 약 30여 분 온몸에 조금씩 땀이나기 시작할 즈음 갈림길이 나타납니다.
건너편으로는 미르숲이 계속되고 왼쪽은 미호천 전망대, 오른쪽이 하늘다리 방향입니다.
그곳에서 하늘다리까지는 1.1km로 전망데크에서 잠시 모처럼의 등산에 지친 다리를 풀어 준 후 하산길에 접어듭니다.
지금부터는 아주 가벼운 산책코스인 데크로드입니다.
초평호를 바로 옆에 끼고 하늘다리를 향해 시원한 바람을 가르며 걸어갑니다.
무거웠던 발걸음도 가벼워지면서 스쳐가는 사람들 또한 조금씩 많아집니다.
하늘다리로 이어지는 길은 농다리에서 한반도지형전망공원까지 약 4시간 코스의 초롱길 중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핵심 코스입니다.
하늘다리는 초평호 수변데크가 끝나는 지점에 초평저수지를 가로질러 조성되었습니다.
걸을 때마다 약간씩 흔들리는 출렁다리가 약 90m에 이르고 그 사이로는 초평호의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집니다.
수변데크길로 시작된 초롱길은 하늘다리를 지나면서 마을길로 이어집니다.
하늘다리를 전환점으로 농다리로 다시 향하는 길은 미쳐 다 즐기지 못한 수변데크로드의 초롱길로 회귀합니다.
수변을 따라 길게 이어지는 데크로드는 포근하게 감싸주던 숲길과는 다른 시원한 전망이 펼쳐집니다.
지형에 따라 변화하는 데크로드는 얼음지대와 찰랑이는 물결 등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겨울의 끝자락 풍경입니다.
마지막으로 야외음악당에서 탁 트인 전망을 즐긴 후 돌다리 건너편 징검다리를 통과하며 2시간 30분의 산책길을 마무리합니다.
불어오는 바람은 상쾌하고 얼음이 풀리는 초평호는 너무도 아름다웠습니다.
트레킹과 산책을 통해 한주의 피로를 풀어내는 동시에 부족한 운동까지 채울 수 있었습니다.
※ 진천 농다리 : 충청북도 진천군 문백면 구곡리 6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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