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장 타자의 인정과 화해, 렛미인
○ 주제 및 영화소개
- 토마스 알프레드손 감독의 스웨덴영화로 공포와 로멘스 그리고 성장드라마를 섞은 혼종장르영화
- 영화 <렛미인>은 타자(the Other)와의 관계 맺음의 문제를 주제로 삼고 있다.
*스웨덴의 욘 아이비데 린드크리비스트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현대사회에서 새롭게 윤리적으로 부각되고 있는 주체와 타자사이의 연대와 화해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근대인들은 근대의 이성으로 타자로서의 존재를 개념틀 안에 규정하려 한다. ->근대인들은 자연의 변화 양상을 개관적으로 관찰하여 그 패턴을 개념화작업을 통해 유형화시켜 규칙이나 법칙을 만든다. *근대인들이 법칙들을 규정하는 이유는 앞날에 대한 예측과 대비를 위해 대상들을 법칙에 의해 통제 가능한 대상으로 만들기 위해서이다. |
○ 영화로 생각하기, 생각하며 영화보기
1. 흡혈귀라는 존재
- 19세기 서구문학을 바탕으로 형성된 흡혈귀의 모습은 처음 존 폴리도리(John Polidori)의 <뱀파이어>에서 등장하고
브람 스토커(Bram Stocker)의 <드라큘라>을 바탕으로 영화속 이미지로 오늘날 흡혈귀의 모습을 형성하였다.
- 드라큘라는 빅토리아 시대의 금욕적 윤리관과 사회적 규칙에 대한 은밀한 반항 욕구의 표현으로 해석됨. 19세기 후반에 부르주아적 세계관(계몽적 이성과 도덕률)에 대립되는 노동계급의 세계관을 흡혈귀의 모습으로 이미지화하였다.
(*타자에 대한 파악불가능성에서 오는 인간들의 불안에 의해 만들어진 이미지의 상징)
2. 타자로서의 엘리
- 엘리는 인간의 이성이 개념화할 수 없는 미지의 존재(엘리는 소녀도 소년도 아니고 아이도 어른도 아닌 존재이다)로서
타자이다. 타자란 이성적 사고를 지닌 주체의 개념화 영역 밖에 있으면서 주체의 이성적 틀에 파악되지 않는 존재이다.
- 개념화 작업이란 인간의 사유로 자신의 외부에 있는 것들을 규정하여 외부 대상을 일정한 틀(언어)에 맞춰 파악하는
일이다. 개념화 작업은 외부뿐만 아니라 내부의 자신을 규정한다.
- 인간은 자연을 개념화 작업에 따라 그 틀에서만 인식한다. 그러나 자연은 개념적 틀로만 전적으로 파악되지 않는
타자이다. 개념화 작업에 벗어난 타자들(예를 들어, 자연, 광인, 장애인, 유색인, 여성, 성적 소수자, 에스닉 컬쳐의 구성원,
이주 노동자)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므로 인간에게 불안을 던져준다.
이디오진크라지(Idiosynkrasie: 이상성 발작) : 인간의 언어가 허용되지 않은 타자에게 허용된 유일한 표현 수단
- 라케와 비르기니아 : 타자로서 엘리를 극심하게 비난하고 탄압한다.
*엘리 -소녀라는 개념틀 안에서 자신의 특질들을 충분히 드러낼 수는 없다. -인간의 개념규정(성별, 생체리듬, 생활양식, 도덕률 등)외부에 존재하는 존재 -이성적인 틀로 규정하면 할수록 엘리의 내적인 특질들은 규정 밖으로 벗어난다. *Nature(자연, 본성, 본능, 욕망) -자연: 외적자연(자연환경), 내적자연(인간내부의 성질-본능적 욕망):타자->이성(주체)에 의해 통제 *이상성 발작: 내부의 본능, 욕망이 이성과 충돌과 갈등을 겪으면서 이성(주체)의 통제 밖으로 이탈하는 현상) *사회적 타자 -주류사회의 가치 외부에 있는 사람, 부랑자, 광인, 소수자, 이주노동자 등 -합리적으로 규정된 사회규범의 외부자로 취급하여 소외됨 |
3. 타자에 대한 자기중심적 이해: 배려와 인정의 윤리
- 호칸 : 타자로서 엘리를 인정하나 인간중심의 상호인정을 보여줄 뿐 한계를 지닌다.
*타자와의 만남의 관계를 형성할 때 이상성 발작의 폭발력을 줄이기 위해서는 타자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한다. *호칸은 스스로 자신을 사회적 타자로 규정하며, 자신의 모습을 한 가지 규정양식으로 고정시켜버린다. -호칸은 엘리가 자신과 같은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함께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호칸은 타자로서의 엘리를 한 가지 속성으로만 규정했기 때문에 이는 진정한 타자와의 만남이 아닌 인정 관계일 뿐이다. -호칸이 엘리에게 상호 인정관계만을 주장할 때 엘리가 가지고 있는 타자로서의 질적인 측면은 무시하게 되며 진정한 연대관계는 형성되지 않는다. |
4. 인간이 아닌 타자와의 만남: 소통과 화해
- 오스카르와 엘리는 인간의 표현방식인 말하기를 버리고 모스부호로 소통한다. 영화에서 모스부호와 벽은 의미전달의 어려움과 그에 따른 주체와 타자간 긴장감을 반영한다.
- 인간이 아닌 타자와의 만남은 서로의 다음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이로부터 발생하는 단절감은 타자와의 새로운 만남을 준비하는 기다림이다.
- 엘리가 인용하는 셰익스피어의 대사는 타자와의 만남을 예술적 경험에 비유한다. 즉 타자와 만남은 인간의 의미를
벗어난 초월적 경험이다.
- 오스카르와 엘리사이에서 이루어지는 단절 이후의 화해는 인간적인 연대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화해가 아니다.
타자와 화해는 주체로서 자신의 위치를 상대화하는 자기비판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이는 종결적 화해가 아니라 상호적
활동으로 지속적이다.
*오스카르는 엘리에게 조화와 일치의 관계보다는 충돌과 불통, 긴장과 갈등을 경유한 화해를 모색하며 이것은 타자의 질적인 속성을 인정한 관계맺음이라고 볼 수 있다. *타자와의 화해는 기약되는 것이지 결코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긴장과 갈등의 관계를 계속적으로 놓아두는 것이 필요하다.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감독은 타자와의 화해는 길 위의 도정일 뿐 결코 완성되지 않으며, 수많은 불화에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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