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만해도 해마다 얼음이 꽁꽁 어는 이맘때 쯤이면 한겨울축제로 몸과 마음이 들썩입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모두 취소가 되어 겨울을 만끽하기 어려운 상황이죠.
이번에는 고양시 한적한 아이스 트래킹 장소 개명산 수녀골입니다.
계곡의 얼음 속에서는 아직도 물이 흐르고 있는데 그 물소리를 통해서 마음의 안정을 찾습니다.
물이 언 얼음의 다양한 형상이 깨달음을 주기도 하고,
평상시에는 물 속이라 들어가지 못했던 계곡의 얼음 위에서 다양한 각도로 풍광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노하우가 부족한 상황에서 아이스 트래킹을 즐길 시 위험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트래킹이 처음이신 분들은 관련 정보를 꼭 숙지해주세요
개명산 수녀골을 아시나요?
사시사철 계곡물 흐르는 소리만 들어도 마음의 안정을 가져다주는 곳입니다.
봄이 되면 아기자기한 야생화가 조용히 숨죽이며 피는 곳, 봄을 기다리며 그곳을 찾아갑니다.
해발 546.8m의 개명산은 고양시 덕양구 벽제동과 양주시 백석면, 장흥면과 경계를 이루는 산이지요.
산의 동북쪽으로는 파주로 향하는 됫박고개가 있습니다. 됫박고개는 대패고개라고도 불렸는데
임진왜란 때 숫돌고개에서 명나라 군대와 일본 군대가 싸워 명나라 군대가 대패하여 도망갔기에 붙인 이름이라고 합니다.
남쪽으로는 양주(의정부 방면)로 넘어가는 목암고개가 있습니다.
개명산은 1900년대 초반 행정구역 개편 때 고양시로 소속되었습니다.
‘새벽을 여는 산’이라고 해서 열 開 밝을 明 뫼 山, 개명산이라 부릅니다.
승용차로 백마역에서 출발하여 20여km를 달리면 개명산에 도착합니다.
파주로 넘어가는 됫박고개를 진입해 작은 쉼터가 나오면 이곳에서 물 한잔하고 배낭 점검하고 옷 챙기고 다시 출발합니다.
걷다보면 사방댐이 보입니다.
사방댐이란 계곡 상류에서 발생한 산사태 등으로 나무와 토사가 한꺼번에 하류로 쏟아지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소규모의 댐입니다.
기울어진 나뭇가지를 작은 돌들로 받쳐놓은 것을 보며 자연에 대한 사람들의 애정이 느껴집니다.
여기서부터 아이젠 차고 본격적으로 수녀골 계곡을 오릅니다.
수녀골 어디까지 올라갈까 하다가 개명산 정상인 형제봉을 생각했지만,
상류로 가면 물의 양이 적기에 의미 있는 곳에서 쉬기로 했습니다.
봄이 되면 개명산에서 가장 먼저 야생화가 피는 숨겨진 보물이 있는 양지바른 곳입니다.
앙증맞은 분홍빛의 노루귀가 한겨울에는 어떻게 잘 있는지도 살펴볼 겸 겸사겸사해서 올라갑니다.
징검다리를 건너면 정상에서 내려오는 물줄기와 오른쪽의 계곡의 물줄기가 합류하는 장소가 나옵니다.
꽁꽁 언 수녀골 계곡의 시작, 온도가 급강하하면서 여러 층을 이루며 얼어버린 겨울왕국의 얼음 성벽을 볼 수 있습니다.
얼음에 뒤덮인 수녀골 계곡은 마치 흰 용이 기어가는 듯하였습니다.
곳곳 바위에는 눈에 덮인 싱싱한 이끼가 있습니다.
수녀골의 얼음 성벽이 보이시나요? 장관입니다.
오늘은 고드름이 용의 이빨로 보입니다.
결빙 위에 결빙. 얼음 사이의 물은 용의 갈비뼈로 흐르는 듯합니다.
부러진 나무 기둥에 걸린 낙엽들은 마치 얼음 옷처럼 보이네요.
얼음 눈을 보셨나요? 깜박거리며 흐르는 계곡물입니다.
얼음의 눈물을 보신 적이 있나요? 양지바른 곳에는 얼음이 녹는 곳도 있습니다.
붉은 단풍이 이젠 얼음에 갇혀 더 이상 바래지 않고 갈색 단풍 되어 얼음 속에 박제되어 있습니다.
노출된 나무뿌리는 이미 바위를 부서뜨린 듯 바위는 사라지고 그들의 강인함이 보입니다.
계속 이어지는 얼음계곡입니다. 아마 이 사이로 봄의 기운이 오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이곳을 오를 때에는 수년 전 봄날에 쌓인 눈을 뚫고 올라왔던 노루귀의 진귀한 모습이 떠오릅니다.
절대로 4월에 고양시에는 볼 수 없는 상황인데요,
4월에 눈이 내릴 확률이 거의 없고 기온이 낮기에 다른 지역보다 봄꽃이 늦게 피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이상기온으로 눈이 봄 늦게 내렸기에 그때 이곳을 급히 찾아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 눈 속에 피운 바람 불어 손을 호호 불고 있는 듯한 막 피려는 분홍빛 노루귀를 만났습니다.
추운 겨울 속 봄이 움트고 있다는 한 떨기 희망을 관찰한 기분이었지요.
몇 년 전 봄, 수녀골에서 만난 눈 속의 노루귀
봄이 되면 청사초, 꽃다지, 홍매화, 백매화, 돌단풍, 제비꽃, 처녀치마,
개별꽃, 큰괭이밥, 분홍 노루귀, 청노루귀, 꿩의바람꽃, 노랑제비꽃, 복수초, 천남성 등이 순차적으로 피겠지요.
오늘의 목표지점에 다 왔습니다.
망명정부의 지폐라는 가을 낙엽과 겨울이 혼재하고 있습니다. 얼음 위 접이식 의자에서 따뜻한 차 한잔을 해봅니다.
멀리 얼음계곡을 내려다보며 이른바 '빙(氷)멍'을 때립니다.
코로나로 지친 몸과 마음을 내려놓습니다. 충전되는 기운, 삶의 의욕이 솟아나는 듯 몸과 마음이 가벼워집니다.
내려가는 길은 올라왔던 계곡 얼음이 아니라 평상시 걸었던 산길로 내려갑니다.
조건이 다르니 색다른 감흥을 주겠지요.
가을 단풍 터널로 유명한 곳을 지나갑니다. 아직도 매달려 있는 붉은 단풍잎들을 바라보며 올가을의 붉은 단풍을 기대합니다.
내려가면서 바라보는 풍경은 올라오면서는 못 보았던 수녀골의 겨울 풍경이 1타 2피의 겨울도보산행이 되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하여 사람 사이의 따뜻함을 느끼기 힘들 때
꽝꽝 언 얼음 밑에서는 물이 흐르듯 우리도 삶의 온기와 희망을 우리 주변에서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 대중교통 안내 ::
85번 버스(배차간격 8~15분) : 화정역 4번 출구 주변에서 탑승하여 고양동 종점에서 하차,
내려서 20분 정도 보광사 방향 직진 후 우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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