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도 머물다 가는 영동 월류봉"
지난 추석, 밝은 대보름달을 볼 수 있었습니다.
언제나 밤하늘을 밝게 물들이는 달은 매일매일 모습을 바꿔가면서 그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데요.
보기만 해도 운치 있고, 아름다운 밤하늘의 달이 쉬었다가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우암 송시열 선생도 반해서 머물렀다는 영동 월류봉입니다.
'달이 머물다 가는 봉우리'라는 뜻의 월류봉은 충북 영동군 황간면에 있는 산으로 5개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가장 높은 제5봉의 높이가 약 405m로 크게 부담이 가지 않는 높이의 산입니다.
하지만 산과 함께 어우러지는 초강천과 일대의 풍경들이 아름다워 ‘한천팔경(寒泉八景)’이라고 부를 정도이고, 1경인 월류봉은 특히나 밤에 달과 어우러지는 모습이 빼어날 정도로 아름다워 달이 머물다 가는 봉이라 하여 월류봉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5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진 월류봉은 그냥 보아도 멋지지만 직접 등산을 할 수도 있는데요.
충북 영동군 원촌리 월류봉 광장에서 시작하여 1봉~5봉을 모두 지나 한 바퀴를 돌아 다시 월류봉 광장으로 돌아오는데 쉬엄쉬엄 걸어서 약 2시간 30분이면 충분한 코스입니다.
하지만 산의 높이가 낮고, 거리가 짧다고 해서 절대 방심하면 안 된다는 것을 월류봉이 몸소 보여주고 있는데요.
월류봉은 단순한 산이 아니라 거대한 바위 덩어리와 같아서 입구 격인 1봉을 오를 때는 매우 가파르고, 안전에 위험도 있어서 계단으로 조성된 안전한 길을 올라야 합니다. 또한 전 구간에 걸쳐 계단이 있는 것은 아니므로 등산화와 등산 스틱은 필수입니다.
1봉에 오르면 한반도 지형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1봉에서 내려다보이는 곳의 모습이 마치 한반도 지형을 닮아 이곳에서 한반도 지형의 사진을 담으려는 분들이 많다고 하는데요.
탁 트인 전망이 일품으로 답답한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 듭니다.
1봉을 오르는 것은 매우 힘들지만 1봉에서 5봉까지 가는 것은 매우 수월합니다.
능선을 따라 걷기만 하면 돼서 쉽게 봉우리들을 섭렵해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산 정상 능선을 따라 걸으며 발아래에 펼쳐진 영동군 황간면의 가을 모습도 눈에 담고, 누군가의 간절한 소망을 담은 돌탑들을 보면서 걷기에 너무나 좋았습니다.
월류봉은 길이 험해 곳곳에 출입을 금하는 로프가 설치되어 있고, 잘 닦인 등산로가 형성된 것도 아니라 길이 헷갈리는 경우도 많은데요.
이럴 때는 앞서간 사람들이 걸어놓은 표식들을 보면서 길의 방향을 찾아가야 하며, 워낙 산세가 험준하고 위험하니 주의하며 걸어야 합니다.
경치를 구경하다 보면 얼마 안 가서 가장 높은 봉우리이자 마지막 봉우리인 5봉에 도착하는데요.
이곳에서 잠시 쉬면서 허기도 달래고, 풍경도 보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 좋습니다.
5봉 이후에 펼쳐지는 하산길이 워낙 가파르고 위험해서 푹 쉬시고 출발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5봉을 지나면 곧장 하산하는 길로 접어드는데요.
산길이 워낙 좁고, 가파른 데다 곳곳이 절벽이라 워낙 위험해서 설치되어 있는 로프를 잡고, 하강하듯이 내려와야 하는 곳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산 중턱 아래로는 길이 평이해서 걷기 좋았는데요.
중간중간 위험하고 힘든 구간이 있지만 그만큼 풍경이 워낙 좋은 월류봉이었습니다.
▲월류봉 산행코스
▲월류봉으로 출입할 수 있게 해주는 돌다리
월류봉을 오르기 위한 가장 대표적인 코스는 바로 월류봉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월류봉 광장에서 시작하는 코스입니다.
월류봉 광장 주차장에 주차를 하시면 매우 편리합니다.
이후 한천정사를 시작으로 송시열 유허비 → 돌다리 → (입산) 1봉 → 2봉 → 3봉 → 4봉 → 5봉 (하산) → 돌다리 → 주차장 원점복귀(총 3.65km)하시면 쉬엄쉬엄 걸어도 2시간 30분 이내로 충분히 등산할 수 있는 코스입니다.
아직은 코로나19 확산을 안심할 수 없는 상황 속에 아름다운 계절 가을은 어김없이 우리를 찾아왔는데요.
마스크 착용 등 생활 속 방역을 지키면서 영동 월류봉 언택트 산행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가져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